[동계장박 12년차] 장박캠핑의 모든 것 - 2. 장박 준비와 바닥공사
오늘은 동계 장박 준비에 있어 가장 핵심적인 부분인 장박 텐트와 장박지 선정, 그리고 장박 설치의 시작점인 바닥 공사할 때 참고할 만한 꿀팁 들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동계장박 12년차] 장박캠핑의 모든 것 - 2. 장박 준비와 바닥공사
장박 준비 첫 번째, 장박 텐트
저번 시간에 장박텐트 트렌드 변화에 대해 주마간산 식으로 얘기했는데, 사실 장박 텐트는 캠핑 스타일에 따라 너무나 다양하기에 여기서 다루기는 힘들것 같고 유튜브에서 영상을 보며 참고하는 게 좋을 듯 같다.
이 글에선 장박 텐트와 장비 선택에 있어 내 주관적인 생각 몇 가지를 얘기하려 한다.
먼저 장박에 대해 오래 꿈꿔왔고, 정말 남부럽지 않게 텐트를 꾸미고 장박을 해보겠다는 로망을 실현하겠다는 분들은 아예 처음부터 하이엔드로 가는 걸 추천한다. (물론 많은 공부와 리뷰를 참고한 후)
괜히 돈 아낀다고 원하던 장비를 사지 않고 다른 걸 샀다가 나중에 후회하고 중복 투자 하게 되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그런데 나같이 예산이 빠듯한 사람이라면, 무조건 고가의 장비를 지를 수는 없을 것이다.
만약 5개월을 장박한다고 가정해 보자. 5개월이면 (5X30일=150일), 무려 150일의 태양과 비와 서리와 바람과 등등 자연의 풍파에 맞게 되고 거기에 텐트는 급격히 상하게 마련이다.
그래서 완전 고가의 텐트를 장박 텐트로 사용하는 건 많은 이들이 주저하는 부분이다. 또 처음 장박을 하는 경우 덥석 샀다가 몇 번 해보고 아, 나 장박이랑 안 맞네? 이럴 수도 있는 거 아닌가?
그래서 정리하자면
1번, 본인이 장박을 계속할지를 일단 1달 해보고 결정하겠다는 분들은 지금 있는 텐트중에서 장박 가능한 놈으로 해보는 거 추천. 그래서 장박이 나와 맞으면 그때 제대로 세팅을 하는 방법. 처음 장박 텐트로는 중고도 좋다.
첨부터 새걸로 풀 세팅 했는데 아 이거 장박 못하겠네.. 이렇게 되면 당근 온도만 막 올라가고 골치 아프다..
당근보다 전문적인 캠핑용품 중고거래가 가능한 곳. 괜찮은 캠핑 정보들도 많다.
2번, 정말 장박 제대로 해 보겠다. 예쁜 장비들로 쫙 깔아버리겠다. 유튜버 뺨치게 해보겠다. 인스타에서 날 다 부럽게 만들겠다. 이런 야심가들은 텐트를 사거나 장비를 살 때 가성비로 사지 말고 하이엔드 급으로 살 것.
화목난로나 화롯대 같은 것도 제일 좋은 놈으로.
왜냐하면 최고의 장비를 사야 나중에 팔 때도 제 값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어설프게 가성비로 산 경우, 첨엔 싸게 산것 같지만 나중에 보면 항상 손해다. 항상 후회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캠핑장비 종류별로 가장 좋은 장비를 산 경우엔 지금까지 잘 쓰거나 팔아도 거의 제값을 받았다. 구하기도 힘들기 때문.
희귀템들은 골동품 처럼 살 때 보다 팔 때 가격이 더 올라 있는 경우도 있다.
난 10년째 계속 같은 스타일의 벨텐트만 쓰고 있는데, 지인이 알려준 이런 돔쉘터 스타일도 요즘엔 눈에 들어오더라..
여기에 화목난로 넣고 쉘터로 쓰고 잠자는 텐트는 따로 두고 그래도 좋을 듯한데 캠핑장마다 사이트당 텐트를 하나씩 밖에 못 치는 경우가 많아 현실적으로 어려운 경우가 많다.
장박 준비 두번째, 장박지 선정
텐트와 함께 빨리 정해야 할게 캠핑장이다.
장박지를 고를땐 몇 가지 고려 사항이 있는데 여기에도 우선순위가 있기 마련이다.
화장실이나 개수대 같은 같은 것 따지는 거야 뭐 당연한 거지만 일단 장박의 관점에서 중요한 것들 위주로.
1. 반려견이 있다면 당연히 반려견 캠핑장을 알아봐야겠고.
2. 집과 가까운 곳 위주로 고른다
-장박을 하게 되면 기본 적으로 1달 4번 캠핑을 나가게 되고 5달을 한다고 하면 20번의 캠핑을 나가게 된다. 내가 서울 사는데 강원도 150km 정도 떨어진 캠핑장에서 장박을 한다? 그럼 한 번 나갈 때 왕복 300km X 20 = 6000km.
장박 만으로 내 차는 6000km의 주행거리를 덤으로 얻게 된다. @.@ 캐롯 퍼마일 보험 광고의 신민아가 참 싫어할 노릇.
그래서 장박 비용을 따질 떈 캠핑장 비용과 캠핑장까지의 기름값을 같이 따져야 한다.
예로부터 문전옥답이라 했다. 캠핑 8학군에 살지 않는다면 집 앞에 캠핑장이 있을 순 없겠지만 너무 먼 곳의 캠핑장은 난센스. 다른 조건이 비슷하다면 가까운 곳이 무조건 좋다.
3. 장박지 후보를 골랐으면 장박을 시작하기전 단발로 예비 캠핑을 해보길 권한다.
-답사 갔을땐 괜찮았는데 막상 장박을 시작해 보니 불편하고 부족한 점이 생기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렇기 때문에 장박 계약을 맺기 전 예비로 실제 캠핑을 한 번 해보는 게 좋다. 그러면서 어느 자리가 좋은지 주도 면밀하게 살펴야 한다.
어디가 해가 잘 드는지(겨울에 해가 잘 들면 난방비와도 상관이 있다).
몇시부터 몇 시까지 해가 드는지. 어디가 응이 졌는지.
머리 위 나무에 눈이 쌓이면서 굵은 나뭇가지가 툭 하고 날카롭게 부러져 내 텐트 플라이를 찢어놓을 가능성은 있는지.
전망은 어떤지. 화장실은 가까운지.
데크 자리라면 데크가 남의 자리와 연결이 되어서 저쪽에서 쿵쿵거리면 우리 집에도 울리는 상황은 아닌지.
사이트 간격이 너무 좁아서 옆 텐트 속삭이는 소리까지 잘 들리진 않는지.
겨울철 눈길, 빙판길에 차는 잘 다닐 수 있는 곳인지 (한번 미끌어져서 판금 도색한 적 있다...)
사람들이 자주 다니는 길목은 아닌지. 방방이 근처는 아닌지 (자녀 유무에 따라 다름)
주위에 시끄러운 연합 캠퍼들이 있진 않은지. (내가 연합이면 상관없지..)
조용한 곳을 원해서 짱박혔는데 집게벌레가 창궐하는 지역은 아닌지.
매너타임은 잘 지켜지는지. 주인장 성향은 어떤지.
뜨신물은 잘 나오고 온수 시간이나 샤워 입퇴실 시간은 너무 야박하지 않은지 등등
겉으로 보는 것과 하루 자보는 것은 많은 면에서 다르다..
4. 캠핑장도 중요하지만 지역도 함께 살펴보기를 권한다.
-주변에 맛집이나 가볼 만한 곳이 많은 지역도 좋다. 가끔은 음식을 테이크아웃 해가거나 주변에 재래시장이 있다거나 하면 재밌다. 또 아이들과 함께 가볼 만한 곳이 많은 지역도 좋다. 캠핑 끝나고 집에 오는 길에 가끔 들릴 맛있고 멋진 베이커리 카페가 있는 곳도 좋다.
또 그 지역의 날씨는 어떤지도 봐야 한다. 연천, 포천. 파베리아 등등 혹한의 날씨를 내가 견딜 수 있는가도 따져보라.
장박 설치시 바닥공사 꿀팁
장박 텐트 설치 시 일반 텐트 피칭 때와 가장 다른 게 바닥 공사이다. 그래서 바닥 공사에 대해 포스팅이나 유튜브에서 많이 들 다루고 있는데 내가 얘기하는 바닥공사 방식은 굉장히 미니멀이며 이렇게만 해도 된다고? 할 수 있는데 나에게는 별 문제가 없었다. 그리고 환경 문제 포함 이 방법이 가장 낫다고 생각하여 소개하는 것이니 참고가 됐으면 좋겠다.
장박의 트렌드가 변화한다고 얘기했는데 그것은 바닥 공사도 마찬가지.
누가 이 방법이 좋다고 하면 그 방법이 유행하고 뭐 그런 식이다...
나도 맨 처음 바닥 공사 할 땐 오만가지 것들을 다 깔았었다. 방수포도 2개 깔고 두꺼운 황토 은박 매트를 깔고 발포를 깔고 감성매트를 깔고 전기장판을 깔고 러그를 깔고 뭐 깔고 깔고 하다 보면 5겹, 6겹.. (첨엔 모노륨도 깔고 그랬다는 ㅎㅎ)
근데 문제는 이걸 이고 지고 바리바리 싸들고 오는 것도 장난이 아닌데 보관하는 것도 장난이 아니라.. 바닥공사 재료들 비용이 한 두 푼도 아니지만 매년 장박 철수 시즌이 되면 보관 문제 때문에 그냥 버리고 오는 사람들도 많아서 쓰레기 또한 보통 문제가 아니다.
몇 년 전부터 나는 이것 하나만 깔면 다른 건 다 필요 없다는 걸 몸소 체험하고 바닥공사 짐을 많이 줄였다. 그것은 바로 퍼즐 매트. 흔히 놀이방 매트라고 하기도 하고 반려견 매트라고 하는 데 있는데 내가 쓰는 제품은 코멧 반려견 퍼즐매트 라는 것이다. 링크
꼭 이 매트를 써야 하는 건 아니고 적당히 두꺼워야 한다. 난 이 제품으로 3년째 문제없이 사용하고 있다.
내가 하는 바닥공사 방법은
1. 먼저 텐트 올릴 땅을 신경써서 평평하게 고른다.
파쇄석 수평을 대충 맞추고 튀어나온 돌이 없는지. 박혀있는 팩이 없는지 잘 살핀다. 낙엽도 최대한 치운다. 울퉁불퉁한 돌이 있으면 나중에 골치 아프므로 신경 써서 해주길. 수평이 맞지 않아도 자다가 피꺼솟 될 수 있으니 꼭 신경 써서 작업해야 한다.
2. 내 텐트에 맞는 단단한 방수포(혹은 그라운드시트)를 깐다.
방수포는 반드시 텐트보다 작아야 한다. 방수포가 텐트 밖으로 나오면 빗물이 타고 들어가 안에서 난리가 난다. 습기 쩔고 곰팡이 나고... 텐트 아깝다고 생각하지 말고 방수포는 항상 텐트 안으로 접힐 수 있게!
3. 방수포 위에 텐트를 올리고 텐트 바닥면 위엔 퍼즐 매트를 깐다.
참고로 퍼즐매트는 이런 가방에 보관했다가 가져옴
4. 퍼즐매트를 다 깔고 나면 그 위에 전용 매트로 마무리
이렇게 하면 방수포-퍼즐매트-지브라매트 바닥 공사 끝이다
물론 그 위에 전기장판과 러그 등의 디테일 세팅이 있지만 일단 5겹씩 하던 바닥재 공사를 방수포 1장과 퍼즐매트 한 겹으로 끝내고 있다. 효과는? 충분하다. 배기지도 않고 습기, 한기도 전혀 안 올라온다.
바닥재도 적게 쓰고 철수할 때 바닥재 쓰레기 나올 일도 없으니 환경도 신경 쓰고 북극곰도 좋아라 한다. 철수 시즌에 캠장 사장님들이 철수 쓰레기 때문에 얼마나 힘든지 안다면 바닥공사 쓰레기 문제 좀 신경 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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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장박을 시작하기 앞서 준비해야 할 것들과 장박 설치 시 내가 생각하는 효율적인 바닥공사 방법에 대해 포스팅해 보았다. 물론 여기 적힌 방법이 전부가 아니며 베스트라고 말하기도 힘들 것이다. 하지만 나름의 경험을 토대로 적어 놓았으니 참고할 만한 것들은 참고하시면 좋겠다. 그럼 안전하고 행복한 동계장박이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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